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권곡眷榖) 박정현
초 가을 고추잠자리가
무리를 지어 너울너울
노닐고 앞마당엔 바지랑대
위에 고이 잠든 녀석
꿈결에 정겹구나
옛날 어머니가 가족들
옷들을 빨래해서 널어
놓으면 바람결에 하늘
하늘 날리면 너희도 좋아라
나풀나풀 춤을 추었지
담장 밑엔 맨드라미
봉선화 곱게도 피어
아름답던 시절 누나와
나는 손톱 위에 봉선화
꽃과 백분을 넣어 예쁘게
물들여 자랑하였지
가을 녘 연분홍 치맛자락
여인네 코스모스길 향기
따라 살랑살랑 흔들며
어디론가 나들이 가시네
[종합 문예 유성 신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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