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
채현석
가시밭길 고생길을
하루가 천 리 같아도
금쪽같은 자식을
배 고를까
가시는 그 길은
수행자의 고행길에 견줄 수 있을까
오일장 마당
시오릿길 머리에 이고 온
곡식을 펼쳐 놓고
끼니도 잊은 채
길손을 붙잡고 흥정하던 우리 엄마
동전 한 푼이라도
아까워서 못 쓰시고
물 한 바가지로
배 채우시던 그 모습
어둠이 깔린
신작로에 반딧불 넘나들 때
굽어버린 허리로
싸리문 열고 들어오시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양손에 쥐어진 보따리만
반기던 자식
지친 몸
툇마루에 앉을 겨를 없이
아궁이에 불 지피고
저녁 준비하시던 그 모습은
나를 울린다
내 한 몸 어찌 된들
고통보다
기쁜 마음으로 미소 짓던
가시고기 사랑
속살이 뜯기어도
커가는 자식을 바라보며
힘없이 미소 지으시던 당신
당신이 걸어간 길 걸으며
헤아릴 수 있는 못난 자식
깊은 주름살에 그려진 인생
골마다 자식 사랑 가득 담아 놓고
바람 따라
꽃가마 타고 가신 당신
보고싶습니다
반딧불 반짝이는 고향 집
툇마루에 앉아
당신을 그려봅니다.
[종합문예유성신문 편집국]